<시론>이상명 목사 -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사역

이상명목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사역

앨빈 토플러 이후 최고의 미래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다니엘 핑크는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6가지 조건이란 디자인(design), 스토리(story), 조화(symphony), 공감(empathy), 유희(play), 의미(meaning)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 인류 역사를 4단계로 구분하고, ‘농경 시대와 농부’, ‘산업화 시대와 공장근로자’, ‘정보화 시대와 지식근로자’의 단계를 지나 개념과 감성의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현 단계인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는 창의성과 감성적 공감 능력이 뛰어난 우뇌(오른쪽 뇌)형 인재들이 대거 부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핑크가 규정한 ‘하이컨셉’과 ‘하이터치’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이컨셉’은 재능과 기회를 포착하고,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입니다.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해내고, 얼핏 보기에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터치’는 다른 사람에게서 공감을 이끌어내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그들과 함께 즐거워하며 이를 전파하며,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하는 능력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에 핑크가 제시한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6가지 조건에는 이전 시대가 요구하지 않은 플러스알파를 조건마다 하나씩 강조합니다. 기능만이 아닌 미학적 디자인, 단순한 주장만이 아닌 훌륭한 스토리, 집중과 전문화만이 아닌 조화(통합), 논리만이 아닌 공감, 진지함만이 아닌 유희(유머), 물질의 축적만이 아닌 의미가 그것들입니다.

핑크가 말한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개념과 그것에 기반을 둔 사역은 미래 세대를 복음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현대 교회가 심사숙고해야할 사항이기도 하고 예수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역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연민의 눈으로 세상의 본질을 보셨고 거짓에 대해 일갈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들에 핀 백합화 한 송이에 미치지 못하는 솔로몬의 영광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저자거리에서 요란하게 떠들며 드리는 기도보다도 골방에서 은밀하게 드리는 기도를 기뻐하셨습니다.인위(人爲)로 재단된 것과 외형적 기능보다도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피조물과 순수한 영혼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의 대부분은 일상의 우물 속에서 두레박을 던져 길어 올린 시원한 생수와도 같이 지친 영혼을 일깨우는 스토리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차별과 분리가 아닌 조화와 통합의 영성과 실천으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셨고 그것을 연민과 하나님의 마음으로 품으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함께(com) 아파하는(passion)공감(compassion/empathy)의 능력이 극에 달한 것이 십자가 사건이었습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십자가가 더 이상 케케묵은 이야기가 아닌 역사이면서 반전과 역설이 있는 강력한 스토리로 세대를 이어 공감될 수 있도록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사역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기사 제공 : 크리스천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