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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명 박사(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2022년 대망의 임인년 새해가 동터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 하나님의 은총이 크리스천 위클리 독자들과 온누리에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여전한 팬데믹 정국 가운데 임인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팬데믹이 가져온 혼란과 상실은 지난 2년 동안 우리 일상 곳곳에 크고 작은 내상을 입혔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팬데믹은 문명사적 일대 변혁이라 할 만큼 인류의 일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회는 극도로 파편화하였고 공동체는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어가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초래한 뉴노멀(New Normal)은 멈추지 않고 빠른 진화를 이어갈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적응하는 자, 도태되는 자, 새로운 기회를 찾는 자의 격차는 더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새해는 위기가 끝나는 해가 아니라 본격적 위기가 시작되는 해라 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은 어느 공동체보다도 교회에 큰 도전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요구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 소비, 가치관, 욕망, 영성에 큰 변화가 일면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데믹의 영향이 돌이킬 수 없는 인류사적 재앙이 될지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의 기회가 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합니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도전에 맞서 교회는 어떤 새로운 모습이 아닌 원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소유지향적 기관이 아닌, 세속적 가치질서를 거스르는 하나님의 대안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물리적 공간에서만이 아닌, 디지털화된 플랫폼에서도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개교회주의를 넘어서 공동체적 연대와 결속으로 이웃 교회를 돌아볼뿐더러 우리 사회를 섬기고 베푸는 데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로써 팬데믹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긴 상흔을 치유하는 교계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시간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혼란이 걷히지 않은 채 맞이하는 새해에도 우리를 생명의 씨알로 살아가라 명하십니다. 우리는 씨앗 가운데 가장 작은 겨자씨와도 같습니다. 겨자는 1-2년생 초본 식물로서 풀이지 나무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겨자는 1-2 미터 밖에 자라지 않는 풀이지만, 줄기가 목질화되어 나무처럼 자라 새들이 둥지 틀 정도로 가지가 단단하게 된다고 합니다. 겨자나무는 개체로 존재하기보다 군집을 이루어 군생할 때 많은 새들이 깃들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합니다.

우리 각자는 겨자와 같이 아주 미약한 존재이지만 하나님 나라 비전으로 서로 연대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새로운 생명과 창조의 역사를 이뤄 나가십니다.

우리는 많은 도전과 위기 속에서 2022년을 맞이합니다. 그 어느 시기보다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가 절실한 때입니다. 새해에는 팬데믹이 할퀴고 간 깊은 생채기를 싸매고 치유하여 우리 교회와 사회를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는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다함없는 사랑의 환대받은 우리 교회가 세상을 그처럼 환대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확장시켜 나가는 복된 일들이 새해에는 교계와 사회에 가득하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신앙의 열매로 하나님께 드리는 복된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속은 비어있지만 비바람에도 강한 대나무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몸소 보여주신 비움의 정신으로 거친 세풍(荃谓)에 맞서면서 하나님을 향해 크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 여정에 크리스천 위클리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여러분 곁을 지켜주기를 축원합니다. 범사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크리스천 위클리 독자들께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